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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션

GG v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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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이란 무엇인가? 장르명이기도, 혹은 디지털게임 방법론의 중심이기도 한 이 개념은 그러나 아주 명확하게 쓰이는 낱말은 아니다. 이 말의 의미를 정의하기보다, 우리가 이 말을 어떻게 게임 안에서 쓰고 있는지를 되돌아본다.

이경혁

[Editor's View] 작동하는 세계를 곱씹는 놀이로서의 시뮬레이션

장르로서의 시뮬레이션은 무엇인가? 를 정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저는 그것을 엄밀히 정의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다소 의문입니다. 시뮬레이션이라는 말은 애초에 모든 장르의 디지털게임에 녹아있는 원천 요소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2025년 GG의 마지막 테마로 선정된 시뮬레이션이라는 단어에 대해 우리는 개념어로 접근하기보다는 경험적으로 접근하고자 했습니다.

이경혁

재현, 추상, 그리고 시뮬레이션의 정치

자동으로 움직이는 무언가를 바라보는 일에는 묘한 즐거움이 있다. 물을 아래가 아니라 위로 쏘아 올리던 고대 로마의 분수부터 폭포 아래에서 쉼 없이 돌아가는 거대한 물레방아까지, 우리는 스스로 ‘작동(作動)’하는 대상에서 일종의 희열을 느낀다. 그리스의 헤론이 만든 회전하는 증기 장치에서 근대 산업기술 사이를 비집고 등장한 다양한 오토마타까지, 작동하는 무언가가 주는 즐거움은 기술의 고도화 여부와 관계없이 인류 문화 한켠을 차지해 왔다.

오영욱

미연시는 시뮬레이션의 꿈을 꾸는가

그리고,

1992년 <동급생>(同級生, elf, 1992)이 출시되었다.

서도원

최적화하는 재미, 최적화된 세상 - 자동화 시뮬레이션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과정이 결국 최적화와 효율을 위함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최적화 게임’은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가 산업 자본주의의 최적화를 이뤄온 과정을 따라간다. 물론, 최적화의 재미를 느끼는 게임에서 최적화의 행위를 성찰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현실을 반영하는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비가시화된 존재들이, 자본주의로 최적화된 우리 사회의 비가시화된 영역을 생각해보게 한다면 그것 또한 게임이 줄 수 있는 의미이지 않을까?

김규리

이토록 ‘스트레인지 리얼’한 토요일 – 탑승형 시뮬레이터 게임에 대한 소고

그렇다고 해서 현실 모사를 향한 <에이스 컴뱃>의 시도와 곤혹이 완전히 축소되지는 않는다. 2025년 지스타 컨퍼런스의 세션에서 청중 질의를 소화하던 코노 카즈토키는 시리즈의 근본적인 제약을 쓰게 웃으며 인정한다. 30년 간의 진보를 이야기하는 데에 있어 게임이 구름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구현했는지 거듭 되풀이하는 이유는, 실상 그 외에 발전사를 검토할 만한 인상적인 요소가 부족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박이선

농사 게임은 왜 힐링이 되었는가: 픽셀 농사와 진짜 밭 사이에서

평화로운 게임과 다르게, 현실은 훨씬 가혹했다. 노루망을 치지 않아서 상추 밭은 송두리째 사라져버렸다. 현실에서는 야생동물, 폭염, 장마, 해충 등 통제 불가능한 변수가 언제든 침입한다. 각종 병충해도 단 몇 주 사이에 농사를 완전히 무너뜨린다. 너무 덥거나 습하면 작물이 빠르게 상하고, 한 번의 폭우로 뿌리가 썩어버리기도 한다. 농부는 이러한 피해 요소들을 ‘기본값’으로 가정하고, 당연한듯이 울타리와 농약, 비료, 배수로 등 가능한 모든 대비책을 동원하여 농사를 유지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이이환

제약과 위계, 설계와 창출: 운영 시뮬레이션 게임은 어떻게 플레이어를 운영으로 유도하는가

운영 시뮬레이션 장르는 일견 무한한 자유 내지는 전능성을 보장하는 듯하면서도, 이걸 제약하는 방식으로 플레이어를 궁극적으로 세계의 설계와 창출이라는 거대한 목표로 유도할지 궁리하는 장르라 할 수 있다.

김재석

GGOTY 2025: 2025년 GG가 뽑은 올해의 게임과 사건들

게임제너레이션(GG)은 2025년을 돌아보며 총 27명의 필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올 한해 출시된 게임 중 가장 주목했던 게임’(최대 3개까지 중복 답변 가능)과 그 선정 이유, ‘2025년에 접하신 사건, 책, 논문, 보고서, 영상 중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2025년 GG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글’과 그 이유 등을 물었습니다. 우리는 2025년을 어떤 시간으로 기억할까요?

이현재

<InZOI>와 Player in Environment(PiE), '우연한 아름다움의 섬광'을 찾아서

윌 라이트의 발언은 라이프 시뮬레이션 장르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출발점을 제공한다. 이 장르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전통적인 비디오 게임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승리 조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플레이어는 클리어해야 할 최종 보스도, 달성해야 할 명확한 목표도 부여받지 않는다. 대신 플레이어는 스스로 플레이의 명분과 이유를 만들어내야 한다.

윤수빈

『아이프리버스』와 『비밀의 아이프리』, “프리파라 아저씨”: 무엇이 ‘비밀’인가?

체크 남방을 입은 덩치 산만한 남자가 자기 몸뚱이만 한 알록달록한 보라색 아케이드 게임기 앞에 앉아 있고, 그 뒤에서 작은 여자아이가 차례를 기다리는 사진이 밈처럼 퍼진 적이 있다. 그 게임의 이름은 『프리파라』다. 모두가 사진을 찍혀 밈이 되어 인터넷 세상을 부유하지는 않지만, 많은 수의 프리파라 “프리파라 아저씨”들이 있었고, 프리파라의 시대 당시 10대 중반이었던 나에게 프리파라의 모든 것을 가르쳐준 것도 프리파라 아저씨(들)이었다.

홍성갑

보더랜드4 - 변방의 수렵채집

탐험가들의 후예로서 우리 인간은 미지의 땅을 향해 나아가는 것에 대한 낭만을 갖고 있다. 황무지, 너른 들판, 혹은 저 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풍부한 사냥감을 품은 목초지?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담은 숲? 농사 짓기 딱 좋은 비옥한 강변? 식량원이 바닥나서, 종교적 열망에 들떠서, 단순한 호기심에서 등등 여러 이유로 호모 사피엔스는 터전을 걷고 일어나 지도의 바깥으로 행진했다.

이선인

「테라 닐」: 안전한 ��절멸의 행성으로부터

「테라 닐」 역시 시작시에는 건설을 위해 마련된 빈 공간을 보인다. 하지만 그 공간은 자연의 존재감 조차도 희박하다. 이 모든 공간은 ‘오염된 불모의 공간’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플레이어는 이 장소를 자원화해 부강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 자체를 자연의 공간으로 되돌릴 책임을 부여받는다. 즉 이 빈 공간에 올려놓는 모든 ‘건물’들은 그 자체가 자본적 축적을 위함이 아닌, 이 빈공간에 자연의 가능성을 심어놓기 위한 도구로 기능한다. 플레이어는 각 스테이지가 요청하는 정도의 ‘자연 회복’을 달성해야만 한다.

박유신

How do children live in the world of <Roblox>?

I consider the most important goal of education to be helping solve real-world problems. Then, how does that apply to digital media education? We must first listen carefully to children’s actual experiences, try to understand the stories of their world, before hastily deciding on pedagogical implications. From that notion, the platform that we need to pay the most attention in recent days, in the context of digital media and children’s lives, is probably <Roblox>.

박이선

유쾌함으로 버무린 현실의 요소들: 투포인트 시뮬레이션 시리즈

<투 포인트 호스피털(Two Point Hospital)>, <투 포인트 캠퍼스(Two Point Campus)>, 그리고 최신작 <투 포인트 뮤지엄(Two Point Museum)>으로 이어지는 이 시뮬레이션 게임 시리즈는 얼핏 보기에 한 편의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그래픽 같다. 과장된 캐릭터, 우스꽝스러운 효과음이 발생하며 현실에는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유쾌한 소동이 게임 내내 난무한다. 웃으며 게임을 즐기다보면 문득, 서늘한 깨달음을 얻는다. “내가 지금 뭘 한거지?”

박해인

유능함만으로 정말 충분할 수 있을까 - 디스이즈 더 폴리스 2

숙련-발전-번영이라는 전반적 흐름은 플레이어에게 미래의 상승곡선을 약속한다. 점차 일을 잘하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상황이 나아질 것이고, 이에 따라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디스 이즈 더 폴리스This is the Police>는 여기에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작품이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될 것인가?

김지수

[논문세미나] 여성 게이머들은 어떤 편견 속에서 플레이하며 어떻게 대처하는가?: 필리핀 AOS 게임 <모바일 레전드>를 사례로

<모바일 레전드>를 가장 많이 플레이하는 국가는 필리핀으로, 필리핀에서만 1억 명 이상이 등록되어 있으며 월별 접속인원은 2천 5백만 명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레전드>의 필리핀 e-스포츠 리그에서 여성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으며, 게임의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여성 게이머에 대한 젠더 고정관념과 편견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여성의 온라인 게임 경험이 남성과는 상당히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몽

게임을 연구한다는 것 - 『크리티컬 워드 - 게임 스터디즈』가 던지는 질문들

북유럽에서는 디자인 학부가, 북미에서는 영화학과가, 일본에서는 사회과학이나 이공계가 게임 연구를 주도하는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그들은 문제가 아니라 가능성으로 본다. 이 책은 단순한 게임 연구의 용어사전이 아니다. 여기에는 일본 게임 연구 공동체가 지난 20년 동안 축적해온 고민이 농축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학문적 경계 위에 서 있는 한국 게임 연구자들 역시 공유하는 고민이기도 하다.

홍현영

[논문세미나] Do Videogames Simulate? - 비디오게임 연구의 오래된 전제에 대한 고찰

시뮬레이션 철학자 폴 험프리스(Paul Humphreys, 1991)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핵심 용도를 세 가지로 정의했다. 첫째, 여기에는 분석적 방법으로는 풀 수 없는 복잡한 수학 모델의 해를 구하는 해결책 제공이다. 둘째, 실제 실험이 불가능하거나 비윤리적이거나 너무 비싼 경우 컴퓨터로 가상의 실험을 수행하는 수치 실험이다. 셋째, 자연 현상에 대한 새로운 이론적 모델을 만들고 그 타당성을 검증하는 이론 모델 탐구다.

김지수

[인터뷰] 시뮬레이션이라는 ��말에 대한 동시대의 감각들 - GG필진 대담회

이번 GG의 대담에서는 게임연구자 김규리, 평론가 이선인, 그리고 이경혁 편집장이 함께 시뮬레이션 장르의 확장과 변주 과정을 짚으며, 쉽사리 정의하기 어려운 시뮬레이션의 다층적 의미를 통해 우리가 게임 비평자로서 도달해야 할 질문은 무엇인지 탐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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