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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GG vol.

31

기억

디지털게임은 기억을 어떻게 게임의 규칙으로 가져오는가? 그렇게 구성된 게임으로서의 기억은 어떻게 기기에 기억되는가?

이경혁

[editor's View] 기록 너머의 기억이 게임과 감응하는 과정에 대하여

작은 메모리에 기록되는 수치화된 세이브 데이터부터 플레이어가 게임을 마치고 난 후에 갖는 감정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기억이라는 이름의 넓은 호수 표면을 탐색합니다. 때로 어떤 필자는 표면의 작은 물결에 이끌려 잠수해 들어가기도 할 것입니다. 기록 너머의 기억에 대해 게임이 할 수 있는 많은 말들에 귀기울여 주십시오.

이경혁

제5회 게임제너레이션 게임비평공모전 안내

게임제너레이션은 한국 디지털게임 비평의 활성화와 신진작가 발굴을 위해 매년 게임비평공모전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2026년의 공모전을 다음과 같이 진행하고자 합니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편집장이 답하는 제5회 게임비평공모전 Q&A

***응모를 고민하는 분들이 자주 묻는, 혹은 묻고 싶었을 질문들에 편집장이 직접 답합니다***

이정엽

게임 경험의 외재화 역사와 기억의 재전유 양상

디지털 게임은 처음 등장 당시 며칠을 두고 길게 플레이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1970년대에 등장한 아케이드 게임은 짧은 시간 동안 동전 투입이 여러 번 반복되어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었기에 게임 플레이 역시 짧고 직관적으로 구성되는 것이 미덕이었다. 반면 가정용 컴퓨터와 콘솔 게임은 아케이드와는 다른 조건 위에 있었다. 아케이드 기판은 개별 게임에 특화된 전용 하드웨어를 쓸 수 있어서 그래픽과 사운드가 훌륭했던 반면, 가정용 컴퓨터와 콘솔은 범용성을 추구해야 했기 때문에 물리적인 표현력에서 오랫동안 아케이드에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이지용

데이터화된 기억은 무슨 꿈을 꾸는가?- 사이버펑크를 통해 본 게임에서의 기억

사이버네틱스(1948)의 저자인 노버트 위너(Nobert Wienner)는 그의 저서를 통해 인간의 두뇌와 기계가 질료적으로만 차이를 보일 뿐 구조적으로는 동일하다는 가설을 토대로 인간 뇌의 신경계의 작용을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이 그대로 기계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가정했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을 토대로 1980년대 미국에서는 인간의 두뇌와 기계가 적극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세계를 상상의 기반으로 하는 ‘사이버펑크(Cyberpunk)’ 장르가 유행했다.

장민지

기억을 구성하는 다양한 방법 : 게임에서 기억을 다루는 이유 - When The Past Was Around

이별은 사랑이 지나간 자리다. 어떤 이는 이별 후 그 사랑의 기억을 영원히 지우고 싶어 하지만, 어떤 이는 기억 속에서 그 사랑이 어땠는지를 끊임없이 되짚는다. 신기하게도 그 기억들은 언제나 정서와 함께 남는다. 그래서 명확하지 않고,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 어쩌면 모든 기억은 '데이터화되지 않았기에' 살아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이라는 감정과 기억이 늘 함께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기억은 데이터가 아니고, 명확하지 않으며, 감정과 함께이기에 비로소 추억이 된다.

이선인

죽음이라는 기억, 죽음이라는 기록 : 『리턴 오브 디 오브라 딘』

회중시계의 이름은 플레이어에게 내리는 일종의 명령이다. 죽음이라는 사건을 기억하라(memento mortem). 그리고 기억하기 위해, 죽음이라는 개념을 상상하라. ‘기록’될 죽음 위에서 죽음의 ‘기억’을 상기하라. 그러므로 결국, 죽음의 장면(mortem)이 아닌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

최건

게임 속의 일지: 대리하는 기억, 보충하는 기억, 통치하는 기억

나는 망설임 없이, 하지만 큰 기대도 없이, J키를 누른다. 일지. 저널. 혹은 퀘스트 로그 등등. 퀘스트와 이야기 전개를 중심으로 삼는 게임들에는 하나같이 일지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일지에는 내가 잊은 모험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어느 마을에서 누구를 만났고, 무슨 이야기를 들었으며, 어떤 부탁을 수락했는지. 그리고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이 적혀 있다.

이미몽

『관을 가진 신의 손』,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 감추는 기억

『프린세스 메이커』를 플레이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경험이 있다. 시간을 들여서 정성껏 딸을 키웠는데, 마지막에 도착한 엔딩이 기대와 전혀 다른 것이었던 경험이다. 게임자체에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어느 수치가 모자랐는지, 어느 계절의 일정이 문제였는지, 아니면 무심코 고른 선택지 하나가 모든 것을 갈랐는지에 대해 게임은 침묵한다.

홍성갑

김갑환에서 도깨비까지 : 게임 속 한국의 코드는 누가 써왔는가

이 태도를 고민함에 있어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것은, 게임이 주로 미국과 일본 위주로 개발-발전해 왔다는 점이다. 따라서 게임 속의 한국이란, 한국 자신이 만들지 않은 이상은 대부분이 미국과 일본의 시선이게 마련이다. 또 하나는 시간적인 변천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의 경우, 거리가 먼 한국에 대한 정보가 적거나 고증의 필요성이 적었던 것이 2010년대 이전이다.

박이선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 편안한(cozy)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고백하자면 나는 싸우는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이미 충분히 긴장하며 사는데, 게임에서까지 쫓기고 싸우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런 게임들에 자꾸 손이 간다. 그리고 이런 게임은 생각보다 많다. 어질러진 물건을 정리하고, 이삿짐을 풀고, 농사를 짓고, 물약을 만들어 팔고, 산을 오르고, 택배를 배달한다. 비슷한 결의 게임들이 하나의 흐름을 이룬 지는 꽤 오래됐고, 우리는 이런 게임들을 흔히 ‘힐링 게임’이라고 불러왔다.

웜뱃

코스믹 호러에 떨어진 인터페이스

<에일리언 2>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작품이지만 테크 덕후인 제임스 카메론의 ‘진심’이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는 점을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단적인 예로, 첫 시퀀스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캐릭터는 인간도 에일리언도 안드로이드도 아니다. 리플리가 잠들어 있는 우주선 문을 레이저로 깔끔하게 절삭한 뒤에 재빨리 퇴장하는 산업용 로봇 A와 곧바로 이어서 우주선 내부를 스캔하는 산업용 로봇 B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박유진

당신의 기억을 <언패킹>: 정리 게임이 기억을 다루는 방법

기억은 세부 사항이 완전히 보존된 텍스트의 형태가 아닌 부분적인 이미지의 집합으로 우리에게 떠오른다. 이때 사물은 기억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자신과 관련된 이미지를 무분별하게 소환한다.

박해인

기억으로 남을 이들, 기억으로 살아갈 이들

어릴 적, 할머니는 나에게 어느 겨울 숲에서 곰을 만나 사망한 친척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다소 잔인한 이야기라 자세히 서술하진 않겠지만, 할머니가 거짓말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했고, 나는 그의 얼굴도, 이름도 알지 못하지만, 그 역시 나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겠지만, 적어도 그는 곰에 의해 죽은 사람으로 한 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나에 의해 기억되고 있다

김규리

묘를 파헤치면 주검이 나올까 –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의 로어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가 몰두하는 대상은 <다크소울> 시리즈의 로어를 관통하는 그윈과 그 친인척들로 엮인 주요 서사로부터 거리가 멀고, 다른 항목과 접점을 만들어 내기에도 희박해보인다. Hawkshaw는 굴하지 않고 꾸준히 <다크소울 1>로 되돌아가, 끝이 명시적으로 선언된 세계 안에서 여백을 ‘착즙’해내고 있다.

정찬미

<Stories Untold>: 기억에 접근하는 인터페이스

궁극적으로 본작은 바로 이런 물질적 감각의 복원을 통해, 작중 주인공이 끝내 현재로 불러들이기를 거부했던 기억마저 플레이어의 수행 속에서 다시금 호출하도록 강제한다. 모든 내막이 종합되는 에피소드 4(“The Last Session”)가 밝히듯 주인공에게 인터페이스는 스스로의 끔찍한 과오—말해지지 않은 이야기—를 회피하고 봉합하기 위한 심리적 방어막이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역설적으로 그 방어막을 끈질기게 통과해 기억(진실)을 다시 구성하게 만드는 유력한 수행인이 된다.

김지수

[논문세미나] 옛날 전쟁 비디오게임이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알려주는 것 : <환경을 위한 역설적 투쟁으로서 레트로 폭력>

최근 우리는 게임의 문제를 기후/환경 문제와 연결짓는 담론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게임장비와 콘솔에 물질적 자원이 투입될수록 전자폐기물(E-waste)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고, 게이머의 플레이 시간이 늘어날수록 탄소배출량이 늘어난다는 기사들이 적잖이 나오고 있다. 이제 게임 플레이는 거의 환경오염의 문제와 불가분이 되었고, 게임회사 또한 게임을 개발한다면 필연적으로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고려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게 된 것이다.

서도원

[논문세미나] <에이지 오브 원더스 4>의 다양성 이면에 있는 위계적 구조

이러한 논의는 게임의 특성에 대해 도발적인 질문을 남긴다.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설령 게임의 내용이 아무리 진보적인 가치를 담으려 해도 게임 메커니즘이 보수적 가치를 재생산한다면 사실상 게임은 대안우파적 속성을 내재한 것이 아닌가?’하는 질문으로 연결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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