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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view] 무용한 것들의 세계 속 효율을 생각하기

18

GG Vol. 

24. 6. 10.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중 하나였던 김희성(변요한 분)이 자주 하던 말을 떠올립니다. 나는 원체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달, 별, 꽃, 바람, 웃음, 그런 것들. 인간이 만드는 모든 것들 중에 유용한 것이 삶을 지탱하는 기초라면, 무용한 것들은 그 기초를 딛고 삶을 좀더 풍요롭게 만들곤 합니다. 먹고 살 만 해지면 자아 실현을 돌아본다는, 마르크스가 말했던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글을 쓰는" 삶은 모두에게 요원하지만 누구나 꿈꾸는 것이겠지요.


게임도 어찌보면 대단히 무용한 매체입니다. 우리가 이 매체를 붙잡고 있는 이유나 경제적이거나 정치적이지는 않습니다. 말 그대로 무용한, 그저 플레이하는 순간이 즐겁고 감동적이기에 우리는 게임을 플레이합니다. 오히려 게임이 뭔가에 유용하다면 그건 또 그거대로 문제이겠지요. 아이템 거래나 랜덤박스 같은 문제들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무용한 게임 안에서도 우리는 유용성의 방법론인 효율을 생각합니다. 최적의 파밍 루트, 특정 구간 돌파를 위해 최소한의 시간과 자원을 들이는 방법을 우리는 연구하고 훈련합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의 유용성에 연관된 효율과는 다른 의미겠지요. 무용한 것에서 효율을 찾게 되는 이 아이러니는 무엇일까요? GG 18호는 바로 그 질문을 다뤄보고자 했습니다.


같은 주제를 두고 필자들의 시선은 제각기의 방향으로 향합니다. 완전히 비효율적인 게임, 게임 안에서의 최적화, 현실의 물류와 게임의 물류... 그러나 찬찬히 이들 글을 읽다보면 우리는 게임 속에서 일어나는 효율의 추구가 무엇인지 얼핏하게나마 감을 잡게 됩니다.


저도 김희성만큼이나 무용한 것들을 사랑합니다. 제가 디지털게임을 이처럼 오래 붙잡고 있는 이유는 이 매체가 가진 특유의 무용함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무용함을 글과 말로 다루는 일은 나름 우리 삶과 사회에 작게나마 유용성으로 남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이번 호의 주제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무용하면서도 유용한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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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유년기부터 게임과 친하게 지내왔지만 본격적으로 게임이야기를 업으로 삼은 것은 2015년부터였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오다 일련의 계기를 통해 전업 게임칼럼니스트, 평론가, 연구자의 삶에 뛰어들었다. 『게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2016), 『81년생 마리오』(2017), 『게임의 이론』(2018), 『슬기로운 미디어생활』(2019), 『현질의 탄생』(2022) 등의 저서, '게임 아이템 구입은 플레이의 일부인가?'(2019) 등의 논문, 〈다큐프라임〉(EBS, 2022), 〈더 게이머〉(KBS, 2019), 〈라이즈 오브 e스포츠〉(MBC, 2020)등의 다큐멘터리 작업, 〈미디어스〉'플레이 더 게임', 〈매일경제〉'게임의 법칙', 〈국방일보〉'전쟁과 게임' 등의 연재, 팟캐스트〈그것은 알기 싫다〉'팟캐문학관'과 같은 여러 매체에서 게임과 사회가 관계맺는 방식에 대해 공부하고 이야기한다. 게임연구소 '드래곤랩'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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