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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View] 시간 속의 게임, 게임 속의 시간

21

GG Vol. 

24. 12. 10.

좋으나 싫으나 우리는 시간 속을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존재들이 살아온 시간의 시간의 누적을 기록해 역사라고 부르기도 하죠. 그 누적 속에서 놀이는 사실 오랫동안 잉여시간 취급을 받아온 것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21세기 들어 놀이에 들어가는 많은 시간들은 더 이상 잉여에 머물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놀이는 그 자체로 돈이 드는 일이 되었고, 놀이를 만들어내는 기업은 상품으로서의 놀이를 팔아 이윤을 얻습니다. 생산의 체계 안에서 작동하는 것이 21세기의 놀이이고, 아마도 그 대표적인 도구가 디지털게임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시간 속에서 게임은 이제 꽤나 공식적인 시간의 통제 안에 놓입니다. 게임하는 시간을 통제하고 단속하는 모습들은 PC방과 온라인게임사의 정액제 요금, 셧다운제, 일정 시간동안 플레이하면 경고문이 뜨는 것과 같은 직접적 제도 뿐 아니라 게이머들 스스로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내재적 규율로서도 작동합니다. 게임 시간은 어떤 이들에겐 생산의 잉여시간이 아니라 생산시간과 경합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죠.


시간 속의 게임만이 게임과 시간의 전부 또한 아닙니다. 우리는 게임 안에서 작동하는 시간도 목도합니다. 하드웨어의 한계 속에서 발생하는 여러 종류의 시간 지연, 누적된 플레이시간이 계량화되는 아이템이라는 개념의 발흥은 이제 게임과 시간이 대단히 복잡한 방식으로 얽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GG 21호는 게임과 시간이 얽히는 여러 모습들의 일부를 포착하고자 했습니다. 이 때의 시간은 물리량으로서일 수도 있고, 다분히 철학적인 개념일 수도 있고, 혹은 산업화와 표준화의 틀 안에서 작동하는 객관적 기준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게임과 시간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일이 디지털게임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사실임을 다시금 체감합니다.


GG 21호가 발행되는 2024년 12월의 시간은 사회적으로는 좀더 급박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빠르게 째깍거리는 엄혹한 시간을 빨리 벗어나 따뜻하고 행복한 연말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이경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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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유년기부터 게임과 친하게 지내왔지만 본격적으로 게임이야기를 업으로 삼은 것은 2015년부터였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오다 일련의 계기를 통해 전업 게임칼럼니스트, 평론가, 연구자의 삶에 뛰어들었다. 『게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2016), 『81년생 마리오』(2017), 『게임의 이론』(2018), 『슬기로운 미디어생활』(2019), 『현질의 탄생』(2022) 등의 저서, '게임 아이템 구입은 플레이의 일부인가?'(2019) 등의 논문, 〈다큐프라임〉(EBS, 2022), 〈더 게이머〉(KBS, 2019), 〈라이즈 오브 e스포츠〉(MBC, 2020)등의 다큐멘터리 작업, 〈미디어스〉'플레이 더 게임', 〈매일경제〉'게임의 법칙', 〈국방일보〉'전쟁과 게임' 등의 연재, 팟캐스트〈그것은 알기 싫다〉'팟캐문학관'과 같은 여러 매체에서 게임과 사회가 관계맺는 방식에 대해 공부하고 이야기한다. 게임연구소 '드래곤랩'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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