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이용자의 입장에서 게임 라이브러리 구독에 대해 생각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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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Vol.
23. 2. 10.
2022년 9월 29일 구글 스태디아의 서비스 종료가 발표되었다. 스태디아는 클라우드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서비스로 또 한가지의 특징은 월정액으로 구글이 계약해서 제공하는 여러 게임을 플레이할수 있는 게임 라이브러리 구독 서비스였다는 점이다. 다만 따로 돈을 내야하는 게임도 있어서 완전한 구독형 서비스는 아니었다. 제공하는 게임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고 최신 게임을 하려면 월정액 요금 외에도 추가적인 비용을 내야했기 때문에 구글 스테디아는 이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고 결과적으로 구글의 의지 부족으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일반 이용자에게 구독형 서비스로 가장 자리잡고 인지도가 높은 것은 넷플릭스일 것이다. 넷플릭스는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이고 돌이켜보면 장난감 대여 서비스나 아동도서 대여 서비스,등 현실에도 월정액 모델이 없지 않았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먼저 자리잡긴 했지만 콘텐츠를 압도적으로 확보하고 자체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월정액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비지니스모델을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것이 넷플릭스라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넷플릭스는 사람들에게 월정액으로 콘텐츠를 대여한다 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상당수 줄이는데 성공했고 많은 콘텐츠 업체들이 넷플릭스의 뒤를 이어 월정액 서비스를 만들고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는 음악CD나 DVD를 사지 않고 스트리밍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문화가 되었다.
게임은 어떨까. 우선 과거의 게임의 판매형태에 대해서 간단하게 언급해보자.
게임 패키지 구매가 일반적이었던 북미나 유럽, 일본의 게임시장에서는 가정용 게임기를 중심으로 게임 하나에 돈을 지불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심지어 온라인 게임의 초기에는 패키지를 사면 클라이언트 파일이 담긴 디스크 혹은 CD와 함께 몇 달 정도의 이용권을 넣어주는 형태의 판매가 일반적이었다. 한국에서도 〈라그나로크 온라인〉 같은 경우가 비슷한 모델로 예약을 받았으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경우 CD 4장의 패키지를 제공했다.
하지만 한국의 온라인 게임은 오픈베타에서 유료화로 넘어가는 형태가 일반적이었으며 외국보다 인터넷 속도가 빠른 탓에 클라이언트의 용량이 크더라도 굳이 CD를 받아 설치하는 것보다는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90년대에는 패키지 게임의 판매가 일반적인 형태였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패키지 게임 시장은 자리잡지 못했고 불법복제가 불가능하고 월정액등으로 계속 수입이 확보되는 온라인 게임 형태가 국내에 자리잡았다. 초기에는 오픈베타라는 이름으로 시범서비스를 한 후 월정액으로 넘어가는 형태의 비지니스 모델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가벼운 웹보드 게임들이 무료로 서비스를 시작한 후 유료화로 넘어가는 대신 부분유료화 정책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퀴즈퀴즈〉가 무료서비스 때의 회원수를 회복했는데도 불구하고 유료화 1년 반만에 월정액 모델을 포기하고 부분유료화 전략을 택하면서 게임 비지니스 모델의 방향은 정해진 것일 수도 있겠다.
이용자에게 게임에 무료로 접근할 수 있게 한 후 유료로 게임 내 콘텐츠를 파는 전략은 한국에서 자리잡은 이후 소셜게임붐 모바일게임 붐과 함께 전세계로 뻗어나갔다. 한국의 부분유료화 전략은 microtransaction(소액결제)와 Freemium(프리미엄) 이란 형태로 빠르게 서구로 퍼져나갔다.
한편 현재까지도 서구 게임의 중심이 되는 가정용 게임기 중심의 게임시장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예전엔 단일 게임 패키지를 구매하면 더 이상 게임으로 수입을 내기 힘들었지만 네트워크 연결이 일반적이 되면서 게임기도 인터넷이 없으면 100% 동작하지 않게 되었으며 한번 판매한 게임에도 다운로드 콘텐츠(DLC) 등으로 이용자에게 추가적인 비용을 받으며 콘텐츠를 제공하게 되었다. 특히 AAA게임들은 늘어나는 개발비를 위해 게임을 출시한 후 나중에 추가 콘텐츠를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되었으며 이 모델은 이후 판매 초기부터 DLC를 포함하여 등급을 나눠 고가 상품을 판매하거나, 시즌패스라는 이름으로 이후의 DLC를 미리 판매하는 형태가 자리잡았다.
게임기에도 인터넷 서비스가 붙게 되면서 게임기를 관리하는 플랫폼 홀더들도 서비스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온라인 서비스에도 과금을 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의 경우 라이브 골드라는 추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단독 게임은 실행할 수 있었지만 게임에서 제공하는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없었다. 이러한 형태는 다른 게임기들도 받아들이면서 게임기를 사고 추가적인 온라인 서비스를 구매해야만 멀티플레이가 가능했다. 멀티플레이 외에도 자사의 퍼스트 파티 게임이나 이전 세대 게임기의 게임들을 서비스 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가정용 게임기에도 게임 라이브러리 구독 서비스가 자리잡았다.
아직 클라우드를 통해 게임을 스트리밍 하는 것은 기술적인 한계가 있긴 하지만 게임기가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것이 일반적이 되면서 인증을 온라인에서 하게 함으로써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게임을 인증을 통해 구동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게 되었다. 이를 통해 가정용 게임기들은 스트림이이 아니더라도 게임 라이브러리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이용자들은 어차피 멀티플레이등의 콘텐츠를 이용하려면 금액을 지불하는데 추가로 돈을 조금 더 지불하고 게임사에서 제공하던 퍼스트파티 게임이나 고전게임을 즐기게 되었다.
* XBOX 게임패스 화면. 발매 직후 포함되는 데이원으로 서비스 되는 게임들이 눈에 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패스를 제외하면 이런 구독서비스보다는 다른 독점 콘텐츠들이 게임기의 선택에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고 각 플랫폼 홀더들은 회원들을 늘리기 위해 고민은 하는 것 같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패스처럼 적극적으로 발매일부터 구독자에게 게임을 제공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는 않다. 조금 냉정하게 바라보자면 가정용 게임기나 PC로 AAA 게임들을 중점적으로 즐기는 이용자들에게 게임패스는 어차피 멀티로 게임을 할 것 그냥 돈을 조금 더 내고 고전게임들을 즐기거나 하는 정도일 것이다.
게임에서 구독 서비스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앞서 이야기했던 단일 온라인게임의 월정액 구독 모델과 함께 지금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게임 라이브러리 구독을 분리해서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게임 라이브러리 구독 서비스가 어떻게 자리 잡았고 그것이 가정용 게임기나 개인용 PC에서는 어떻게 서비스되고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러한 게임 라이브러리 구독은 모바일에서도 서비스되고 있지만 각 서비스의 플랫폼 홀더들이 투자하고 있는 것만큼 많이 알려져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게임 이용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모바일 게임의 게임 라이브러리 구독서비스는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다. 모바일 게임들의 구독 서비스들이 적극적으로 알려져 있지 못한 이유는 아무래도 산업적으로는 성과가 증명되지 못했기 때문이라 짐작한다. 우리는 〈원신〉과 〈리니지〉같은 게임이 구글 플레이에서 어떤 매출순위를 기록하고 얼마나 큰 금액의 매출을 내는지는 꾸준히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러한 매출의 뒷편에는 흔히 약탈적인 BM이라 이야기하는 확률형 아이템 뽑기, 부분유료화를 통한 강화와 경쟁, 압도적일 만큼 많은 이용자를 모아서 30초씩 시간을 뺏는 광고모델들을 통해 이루어지고 이러한 수익은 이용자를 붙잡아 놓을 수만 있다면 꾸준히 수입을 가져다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동작한다. 물론 이 경지를 추구한다고 모든 게임개발사가 쉽게 도달할 수 있지는 않다.
코어 게이머들은 가챠나 경쟁을 통해 비용을 지불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게임사에서 VIP라고 부르는 슈퍼고래들은 한 달에 몇천만 원을 쓰는 경우가 드물지 않고 인기 있는 캐릭터 게임들의 경우 원하는 캐릭터를 뽑으려면 작게는 몇십에서 크게는 백만 원이 넘게 드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런 게임들을 모든 이용자에게 이것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경쟁에서 이기고 싶지 않다면, 혹은 원하는 캐릭터 없이 소소하게 게임을 즐기려면 그것도 가능하다. 욕심을 품지 않는게 가능하다면 말이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모바일 게임의, 특히 캐릭터 게임이나 경쟁 중심의 RPG장르를 즐기는 게이머들은 게임에 돈을 쓰는 것에 크게 거부감이 없는 상태다, 게임개발사에서 흔히 ARPPU라고 부르는 ‘결제이용자당 평균 결제 금액’이 압도적으로 높은 게임들이다. 그 반대편에는 캐주얼 게임이 있다. 이러한 게임들은 이용자들을 많이 모으고 해당 이용자들에게 아주 소액을 결제하거나, 혹은 게임에 돈을 쓰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계속 광고를 보게 만드는 콘텐츠이다. 퍼즐이나 방치형 게임이 이런 형태일 것이다.
결국 모바일 게임을 하려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 해야한다. 게임에서 계속 큰 금액을 쓰면서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것인가, 아니면 보상을 2배씩 얻기 위해 매일매일 출석하며 30초씩 광고를 보던가이다. 이것을 무작정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게임 개발사가 게임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로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리니지라이크라 부르는 경쟁과 그를 위한 강화가 섞여있는 확률형 콘텐츠 모델과 〈블루아카이브〉, 〈우마무스메〉 등 이야기와 캐릭터를 가챠로 파는 모델, 그리고 광고와 소비형 아이템을 가득 붙인 캐주얼 게임 모델 정도일 것이다. 다른 방법들은 이 모델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아니면 망했다. iOS에서 게임기의 풀프라이스에 가까운 비용을 받고 콘텐츠를 팔려고 시도한 경우도 있었다. 마켓에 다른 게임들이 공짜로, 그러니까 옆에 “앱내결제”딱지를 붙인 공짜로 판매되고 있지 않았다면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한편 아이들에게도 모바일기기가 하나씩 있는 것이 보편적으로 되면서 이제 아이들이 가장 처음 접하는 게임들은 이러한 “앱 내 결제” 딱지가 붙은 “받기” 버튼만 누르면 받아지는 공짜 게임들이다. 그리고 버튼을 눌러서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은 실제로 돈을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아무렇지도 않은 감각이다. 그렇다 보니 가정에서 보호자 몰래 게임에 큰돈을 써서 문제가 되는 것을 심심찮게 뉴스로 볼 수 있다. 이렇다보니 휴대폰 OS 제작사들도 보호자들이 피보호자들의 이용 형태나 결제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계속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이를테면 iOS의 경우 피보호자가 구매를 요청하면 보호자에게 알림이 가고 보호자가 허락해야 결제가 진행된다.
여기서 광고는 완전히 논외이다. 모바일 게임의 광고들을 보면 이미 실제 게임과는 안드로메다 정도 떨어진 광고를 보여주면서 이용자의 클릭을 유도하는데 성인게임 광고가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문제들도 있었다. 아이들이 계속 광고에 노출되는 것이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현재 무료게임의 경우. 특히 미성년자 대상의 무료게임의 경우 돈을 쓰지 못하는 상황의 이용자에게 수익을 얻는 유일한 방법이 광고밖에 없는 상황에서 안타깝지만 미성년자들이 계속 게임 광고에 노출되는 것이 적절한가는 고민을 해볼 지점이라 생각한다. 한편 보호자 입장에서는 고민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어떤 게임을 하는지 신경쓰는 것을 넘어서 게임안에서 어떤 광고가 나오는지까지 신경써야한다면 ‘게임기를 한대 사주는게 속 편하겠네’ 라는 생각이 들고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차라리 게임기를 사주세요.’ 라고 이야기한다.
많은 구독서비스에는 구독을 걸어놓고 실제로 게임을 하지도 않으면서 아니면 영화를 보지도 않으면서 매달 돈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고백하자면 나도 그렇다. 애플아케이드와 넷플릭스에 꾸준히 돈을 내고 있던 나는 어느 날 별 생각없이 애플아케이드를 훑다가 〈쿠킹마마〉를 발견했다. 〈쿠킹마마〉는 NDS가 유행하던 시기에 한국어 버전이 나와서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고, 코로나로 원격수업등이 늘어나면서 집에는 패드가 하나 더 있는 상황이었다. 심심해하는 아이가 광고가 나오는 게임보다는 어쨌든 이게 낫지 않을까 하고 〈쿠킹마마〉를 열어보고는 이 게임에는 광고도 아이템 결제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들에게 탭을 통해 간단한 색칠놀이나 그림그리기 앱들을 시켜준 보호자들은 알 것이다. 아이가 추가 그림을 고르고 싶어한다면 결제를 해야한다는 것을.
* 애플 아케이드 탭의 화면.
이렇게 되니 애플아케이드의 게임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애플아케이드의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애플 기기에서는 독점서비스인 게임들이 많으며 가끔 전 기기를 통틀어서 애플기기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많다. 초기에 iOS에서 유행했던 게임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광고나 부분유료화 결제를 피하고 싶고 모바일게임을 처음 접해서 모든 것이 새로운 이용자들에겐 딱 적절한 큐레이션이다.
* 구글 플레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들.
한편 넷플릭스의 구독서비스에도 게임이 포함되고 있다. 밴더스니치 같이 영상 콘텐츠에 선택지를 넣는 경우도 있고 이 기능을 통해 퀴즈게임들을 만들기도 했지만 정말 게임들도 존재한다. 넷플릭스의 게임들은 좀 더 성인 취향이고 실제로 아이들은 접근할 수 없다. 초반엔 〈기묘한이야기 RPG〉 등 넷플릭스의 기존 콘텐츠를 활용한 게임들이 예고되었지만 〈12분〉이나 〈캔터키루트제로〉, 〈옥센프리〉 같은 인디게임들도 추가되었다. 특히 이러한 인디게임들은 넷플릭스를 가입해야만 게임을 할 수 있으며 〈옥센프리〉 같은 경우는 한국어로 번역된 게임을 하려면 현재로서는 넷플릭스가 유일한 방법이다.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고양이와 스프〉일 것이다.
* 고양이와 스프 기본판과 넷플릭스판.
〈고양이와 스프〉는 기본 버전과 넷플릭스 버전이 두 개가 존재한다. 독점이 아니라면 무슨 차이지? 라는 의문이 들 텐데 넷플릭스 버전에선 광고와 아이템 결제가 모두 들어내어져 있다. 우리가 흔히 방치형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더 많은 자원을 얻으려면 광고를 보세요. 가 없고 매일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플레이포인트를 재화로 사용하여 광고 대신 콘텐츠를 얻을수 있는 구조이다. 체감상 밸런싱도 조금 빠르게 올릴 수 있어 보인다. 이를 통해 매우 쾌적한 30초 대기가 없는 방치형 게임이나 퍼즐게임들을 넷플릭스를 통해 체험해볼 수 있다. 물론 돈으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답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 고양이와 스프 구매화면 비교 좌. 일반판, 우. 넷플릭스판.
이러한 구독형 게임이 미래인가에 대해서는 쉽게 이야기할 수 없다. 지금 모바일 게임이나 온라인게임, 넷플릭스가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는 구독형 게임들에도 해당한다. 이미 콘텐츠를 개인이 소유할수 없는 시대라고 하면 할 수 없겠지만 넷플릭스에선 생각보다 서비스에서 내려가는 영화들이 상당하다. 즐겁게 즐기고 있는 모바일 게임이 어느 날 계약기간의 종료로 서비스를 중지합니다. 라는 사태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열심히 키운 게임 캐릭터가 그렇게 사라지면 상실감이 상당할 것이다. 이 것은 구독형이 아니라 서비스 중심의 온라인게임에서는 항상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온전히 게임 서비스가 개발사가 아니라 플랫폼에 달려있다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 서비스가 지속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구글 역시 서비스를 포기하는 와중에 게임 서비스가 중심이 아닌 업체라면 이것으로 얻는 이득보다 비용이 더 크다고 판단하면 얼마든지 서비스가 중지될 수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산업적인 지표는 긍정적이라기보다는 부정적인 것에 가깝다. 애플아케이드에는 유명 게임 개발자의 독점 콘텐츠들이 들어오긴 했지만 그런 콘텐츠가 계속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기대나 소식이 적고 넷플릭스 이용자들 중 아주 일부만 게임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더 많은 수익을 위해 구독에 아이템 판매를 추가할지도 모른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성공만 하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 대신 상대적으로 적은 돈이 들어올 이러한 구독형 서비스에 입점하는 것이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가 모바일게임에서 이야기하는 약탈적인 BM에서 숨을 돌릴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이곳이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각 서비스 플랫폼들이 큐레이션하고 한국어로 번역한 게임들을 광고나 추가결제 없이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모바일에서 지금 이러한 게임 라이브러리 구독서비스 말고는 없지 않을까. 장기적으로 자리만 잡는다면 현재의 모바일 게임 비즈니스 모델과 어울리지 않는 게임들을 구독서비스에서 계속 만날 수 있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평소에 비디오게임에 큰 비용을 지출하고 싶어하지 않는 캐주얼 게이머들에게는 안전하게 추천할 수 있는 게임들이기도 할 것이다. 이미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있다면 한번 쯤 훑어보는 것은 어떨까.